한 학생의 디자인이 환경운동의 상징이 되기까지: 재활용 로고 디자이너 Gary Anderson을 만나다
학생 디자인 공모전 수상이 세상을 바꿀 수 있을까요? 아니면 적어도 사람들이 세상을 바라보는 방식을 바꿀 수 있을까요? 지금으로부터 55년 전, 첫 번째 Earth Day가 열린 지 불과 몇 달 후, 바로 그런 일이 일어났습니다.
1970년, Gary Anderson은 University of Southern California에서 건축학 석사 과정을 마무리하던 중 디자인 공모전 포스터를 발견했습니다. 당시 미국 최대의 종이 재활용 기업이었던 Container Corporation of America는 "지구를 사랑하는 마음으로(for the love of the earth)" 예술 및 디자인 전공 학생들을 대상으로 공모전을 개최했습니다. 인터넷이 없던 시절이었던 만큼 포스터는 미국 전역 대학 캠퍼스에 게시되었습니다. Gary는 뫼비우스의 띠(Möbius strip)부터 Bauhaus, 사이키델릭 아트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이미지에서 영감을 받아 오늘날 우리가 모두 알고 있는 상징적인 로고를 디자인했고, 공모전에서 우승을 차지했습니다.
당시는 1960년대가 막 끝난 직후였습니다. 우드스톡 페스티벌, 아폴로 11의 달 착륙, 스톤월 항쟁이 일어난 지 몇 달밖에 지나지 않은 시점이었습니다. 같은 해 1월에는 미국 캘리포니아주 산타 바바라 인근 태평양에서 약 1,500만 리터의 원유가 유출되는 사고가 발생했습니다. 이는 첫 번째 Earth Day를 조직하는 계기가 되었고, 1970년 4월 22일에는 미국 전체 인구의 약 10%가 거리로 나와 환경 보호를 요구했습니다.
그리고 55년이 지난 지금, 우리는 이 상징적인 로고의 디자이너이자 건축가인 Gary Anderson을 만났습니다.
공모전에 참가할 당시, 당신의 디자인이 이렇게 큰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생각했나요?
공모전에 참가했을 때 우승을 확신했던 것은 아닙니다. 하지만 결선 진출 소식을 들었을 때 크게 놀라지는 않았습니다. 좋은 작업을 했다고 생각했고, 어쩌면 우승할 자격이 있다고도 느꼈습니다. (웃음) 젊음의 자신감이었죠.
당시에는 제 작품을 선정한 심사위원들에게 큰 관심을 두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지금 돌아보면 정말 뛰어난 디자이너들이었습니다. Saul Bass (왼쪽 사진: North by Northwest 영화 포스터, 1959), Herbert Bayer, James Miho, Herbert Pinzke (오른쪽 사진: The Society of Typographic Arts 포스터, 1952), 그리고 Eliot Noyes가 심사위원으로 참여했습니다.
당시 저작권이나 로열티에 대해 생각해 본 적이 있었나요?
아니요. 공모전 규정에 디자인을 퍼블릭 도메인(public domain)으로 공개해야 한다는 내용이 있었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그래서 로열티를 받을 것이라고 기대하지는 않았습니다. 대신 상금 2,500달러를 받았습니다.
첫 번째 Earth Day 이후 디자이너와 건축가들의 지속가능성과 환경에 대한 인식은 어떻게 달라졌나요?
우리는 정말 많은 발전을 이루었습니다. 물론 아직 해야 할 일이 많지만, 그때와 비교하면 많은 것이 달라졌습니다. 당시 사람들이 환경을 이야기할 때, 지속가능성이라는 단어는 나중에 등장했고, 주로 자연환경을 아름답게 유지하는 것을 의미했습니다. 나무를 덜 베어야 한다고 말할 때도 숲의 아름다운 경관이 사라지기 때문이라는 이유가 많았습니다. 그 시절에는 환경과 인간 생존의 지속 가능성을 연결해서 생각하는 사람이 많지 않았습니다. 자동차 오일을 교체한 뒤 사용한 오일을 그대로 배수구에 버리는 것도 자연스럽게 여겨졌습니다. 지금은 상황이 달라졌습니다. 어쩌면 제 재활용 로고도 그런 변화에 조금은 기여했을지 모르겠네요.
커리어 초기에 영향력을 발휘하고 싶은 젊은 디자이너와 건축가에게 조언이 있나요?
선택적으로 접근하되 현실적이어야 합니다. 세상을 크게 바꿀 가능성이 있는 일만 찾으려고 하지 마세요. 모든 일이 성공하는 것은 아닙니다. 하지만 자신이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분야에 집중한다면 의미 있는 변화를 만들어 낼 가능성이 더 높아집니다. 작은 긍정적인 영향이라도 부정적인 영향보다는 훨씬 낫습니다!
약간은 영리하게 접근하세요. 저는 경력 동안 정부 기관과 함께 공공 건축물을 계획하는 일을 했습니다. 그 과정에서 의사결정권자들에게 지속가능성의 중요성을 늘 설득해야 했습니다. 때로는 철학적인 접근이나 공익을 내세우기보다, 의사결정자의 자존심이나 관심사를 반영한 명확한 요소를 디자인에 포함시키는 것이 더 효과적이었습니다.
적절한 시간과 장소에 있어야 합니다. 사실 실천할 수 있는 조언은 아니지만, 저는 운이 성공과 영향력에 매우 중요한 요소라고 생각합니다. 지금 이 순간에도 뛰어난 예술가나 디자이너가 있을 수 있지만, 여러 환경적 요인 때문에 잠재력을 충분히 발휘하지 못할 수도 있습니다. 만약 좋은 기회가 찾아온다면, 반드시 잡으세요.